초등친구 졸업55주년 기념 여행

초등학교 친구들 가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졸업 55주년 기념이다. 팩키지여행처럼 빡빡한 그런 여행이 아니라 '느림보 healing' 여행이다. 시간되는대로 좋은데 가서 쉬고 맛있는것 먹으며 바삐 살아온 날들로부터 잠시라도 벗어나 보는 여유로운 여행이다.

명승지에서 '졸업55주년' 현수막을 앞세워 35명 단체 기념촬영을 하니 보는 이들마다 신기해 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상상이 잘 안가는 모양이다. '저런 분들이 아직도 살아계시네?' 하는 표정처럼 보인다. 우린 아닌데... 하긴 예전에 우리도 그리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우리끼리 서로 이름을 불러가며 깔깔대는 분위기에는 그런 흘러버린 시간따위는 없다. 외모는 다소 낡아보여도 서로의 느낌은 같은 동네, 옆동네에서 90여명이 6년을 함께 지낸 '국민학교' 시절 그대로이다. 여자친구들이 남자들보다 대체로 두세살 위이고 선배나 친척 형의 부인이니 형수가 되기도 해서 서로 편안하다.

전국 여러 곳에 사는 친구들 35명이 전세버스 타고 강원도와 동해안을 남쪽으로 일주하는 2박3일 여행. 부산에서 아침일찍 출발한 전세버스가 대구에 가서 대구, 합천 친구 태우고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로 가고 서울 친구들 10명은 고속버스로 횡성휴게소 도착, 강릉 친구는 점심식당으로 오고 하여 007작전처럼 전원이 합류했다. 여행사 통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장거리 여행이 어찌 가능했을까 지나고 보니 그저 신통하다 할 밖에 없다. 여유로운 자유여행이 되게 준비는 더 꼼꼼하게 해야 한다. 역할분담 할 수가 없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PD역할을 다했다. 코스, 식당과 메뉴, 노래방, 숙소, 방문지 문화해설사까지 예약하고 이동거리 예상시간, 비용까지 맞추어 계획했다. 그리고 가는 지역마다 설명할 자료, 차량이동간에 심심치 않게 멘트할 스토리 등 빠지는 것 없이 챙겼다. 함께 부를 추억의 동요를 포함하여 리프렛까지 만들었다. 여행사가 주선하면 아마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상상해보면서. 이렇게 새로운 '전설' 하나가 만들어진다. 예전에 몇차례의 비서실장 근무시절 경험이 무슨 행사든지 가능하고 해주고 친구들이 즐거워할 모습을 상상해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며 엔돌핀, 다이돌핀이 솟아난다.

3~4개월 이전에 여행계획을 구상하여 카운트다운 시작하면서 부터 친구들의 마음은 벌써 초등 그시절로 돌아가 있는것 같다. 마음이란 놈은 時空의 제한이 없으니 젊어지기 참 쉽다. 그시절 친구를 떠올리고 함께 어울리면 된다. 남자들이 군생활 이야기를 평생 울궈먹어도  또 할애기가 있듯이 금방 그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마법의 묘약'이 여기에 있다.

61년전에 입학하먼서 만나 55년 전 졸업한 91명 중에 남자 17명, 여자 18명이 모였으니 참 대단한 일이다.

●코스: 횡성휴게소 집결 ~ 월정사 상원사 단풍계곡 ~ 소금강 ~ 강릉지역 명승지 ~ 동해안따라 울진 ~ 백암온천 ~ 경주 ~ 대구(해산)

*2박3일 세부 일정표
 http://m.blog.daum.net/junig27/8842931

여행날을 기다리는 사이에 카톡방에 오른 친구들의 댓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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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가기 전날처럼 마음이 엄청 설래이네.
우리 모두 반가운 모습으로 내일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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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다  노박사도그래 나도  마음 설래인다  밤에  감기 조심해  모두들 내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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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건  두달 전부터  즐겁고  날이갈수록더해간다  어제  저녁부터  밤잠 설치고마음이 콩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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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은.이미함께.설레임니다. 이런마음은.왼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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