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11:00 종친회 웰빙걷기 25명

조선조 500년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이 거처했던 궁궐이 창덕궁이다. 조선개국시 정궁으로 건립된 경복궁은 태조, 정종때 사용되었고 태종이 즉위하면서 창덕궁을 건립했다.

조선의 역사가 500년이나 이어졌으니 그때가 '태평성대'였을까? 역사를 보면 그리 안정되고 편안했던 시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 계속 '난리'가 이어졌다. 왕이 바뀌는 과정에서 소위 '평화적 정권교체'가 별로 없었고 권력의 향방에 따라 나이어린 왕을 추대하여 세도정치를 했던 경우가 많았다. 외적의 침입이 끊임없이 있었고 그때마다 백성들의 삶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금방 나라가 망할것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처럼 오래 왕조가 지속되었고 문화도 융성했다. 어느 왕이 재위 몇년이며 몇살까지 살았는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고 세상과 후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만 남는다. 500년 넘게 이어진 세계 역사상 그리 흔치 않은 현장이 바로 우리곁에 가까이 있다.

근세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해마다 경제적으로나 안보적으로 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 이후 지금까지 60여년은 우리 역사에 일찌기 없었던 번영과 발전을 이룬 '태평성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너무 오래 '난리'가 없다보니 어쩌면 그 고마움을 모르고 나태와 무사안일에 빠지지 않았나 살펴볼 일이다.

서울의 고궁 중에 유일하게 후원이 한국적 정원으로 잘 조성되어 있는 창덕궁 후원은 역사탐방과 함께 가을경치까지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그래서 이즈음엔 관람예약 하기가 무척 어렵다. 우리 웰빙걷기 답사도 10명은 인터넷 예약을 했고 15명은 아침일찍 국장이 매표소에 나가 추위속에 1시간을 기다려 겨우 입장권을 확보했다.

오래 서울에 살면서도 세계문화유산인 고궁들을 바깥에서 대부분 지나쳐 다니기만 했지 답사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퇴직 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여러 모임의 답사를 주선하다 보니 자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관심가지는 만큼 알아가는 공부의 재미도 생긴다.

후원의 90분 해설관람에 함께하면서 과거의 핵심을 보고 느끼고 체험해보고 오늘의 나와 우리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아하, 역사는 책속에서가 아닌 나와 우리의 삶으로 이렇게 이어져 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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