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목) 강원도 동해안으로

유명 단풍지역을 찾는 인파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무척 붐빈다. 그래도 유행타는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여유롭게 즐길 수도 있다. 지난주에 초등 친구들 동해안 여행시에는 영동고속도로로 강릉 아래쪽 동해안을 돌아보았는데 이번의 중학친구 가족동반 20명 여행은 그 북쪽 양양 속초쪽으로 가는 46번 고속도로와 44번 국도로 미시령을 넘어갔다.

참 탁월한 선택이었다. 공사구간이 많은 영동고속도로를 피했고 최근에 한시적으로 개방된 한계령 '망경대'로 집중되는 인파를 피해 미시령 넘어 외설악으로 간 것이다. 예상보다 한산하여 가보고 싶은대로 시간에 맞게 다 돌아보는 '힐링여행'이 되었다.  모처럼 한번 가을단풍을 유유자적 즐기자고 나서지만 가는 곳마다 교통 막히고 단풍인파에 시달리면 오히려 피곤함만 더하다. 일반인들의 움직임과 거꾸로 계획하면 된다. 매일 아침 출퇴근하는 차량의 흐름을 보아도 어느 한쪽 방향은 반대쪽보다 덜한 쪽이 있다. 어떻게 하면 삶의 방식을 조금 더 simple & easy하게 맞출 수 없을까 제반 분야를 살펴볼 일이다.

새잎이 돋아나는 봄에는 자연이 점차 짙푸름으로 변해가니 마음쓸 것 없이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단풍이 물들고 바람결에 낙엽이 한잎 두잎 떨어지는걸 보면 괜히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또 한잎 떨어지네.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휭하니 보이네?"
내년봄에 틀림없이 새잎이 돋아나겠지만 그 사이 나이테 하나는 늘어날테지. 괜한 걱정이지만 가슴에 썰렁한 바람이 느껴진다.

설악동에 가서 권금성 케이블카 티켓을 두어시간 이후 시간대로 매표하여 그 사이에 낙산사 돌아보고 점심식사까지 한 후 시간에 맞춰 케이블카를 탔다. 국립공원 경노 무료관람이 되니 출입이 무척 쉬워 시간과 예산이 절감된다. 참 고마운 일이다.

"권금성 이름이 뭐야?"
새삼스레 누가 묻는다.
"글쎄 산봉우리 이름인가?"
얼른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산이름이 아니고 고려시대에 이 지역 사람들이 피난을 위해 축조한 '山城'이었다고 한다. 둘레가 3,500m에 이르는 일명 '설악산성'이라고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낙산사와 함께 관동8경의 하나인 속초 북방 해안의 청간정 정자도 돌아보았다. 동쪽의 넓은 바다경관이야 동해안 어느곳이든 좋은 곳이 많지만 이곳은 두분 대통령의 글씨가 걸려있어 또한 유명하다.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淸澗亭' 현판이 걸려있고 정자의 2층에 최규하대통령의 한시 액자가 있다.

아직은 동해안의 단풍은 절정이 안되어 1, 2주 정도는 더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귀경길에 홍천한우촌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저녁 8시가 못되어 종합운동장역에 도착, 멋진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름답고 여유로운 추억 한다발을 만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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