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인 2008년 송년회에는 가족들까지 많이 모였다

국방대학원 안보과정에 대령 진급예정자로 1988년 한해동안 공부하고 수료한지 30년이 되는 해다.

88서울올림픽이 그 해에 전 세계인의 축제로 개최되었고 이 기간 중에 군은 최고수준의 안보태세 유지를 위해 긴장속에 임무수행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연초에 입교하여 11월말까지 진행된 대학원 교육과정으로 정치안보, 국방관리, 군사전략 등 3개 과정에 육해공 해병대 대령급 이상 장교와 일반직 공무원 및 국영기업체 임직원 등 200여명이 함께했던 국가안보 전문 과정이었다.

우리 88년 동기에서는 졸업 이후에 꾸준히 국가 공직의 주요 직위에서 큰 역할을 하여 군에서 육군, 공군총장, 국방부장관 등이 배출되었고 일반직 공무원으로는 서울시장을 비롯한 시장, 도지사, 장관, 감사원장, 청와대수석 등 수많은 직위에서 중책들을 수행했다. 군에서의 연합 및 합동작전이 중요하듯이 정부 부처간 중요직위자들을 통해 원활한 소통과 협조가 쉽게 이루어지는 여건이 조성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입교하자마자 첫번째로 편성된 12명정도로 구성된 분임별로 분임장과 서기장이 임명되었고 수개월동안 한팀으로 과제를 연구하고 국가정책 수립과 시행에 대한 연습을 하면서 깊은 친분이 유지된다. 이후 분임 구성이 몇차례씩 바뀌지만 첫번째의 팀을 '뿌리분임'이라 하여 그때로부터 30년이 되도록 계속 친목을 유지해오고 있다. 주기적 모임과 국내외 여행을 하기도 하고 가족까지 함께 모이는 팀일수록 더 활성화되는 것같다.

 2016년말 우리팀 모임때 가장 연배이신 철도청 퇴직 선배께서 노후활동을 활발히 하신다고 소개하셨는데 2017연말에 병원에 입원 중이라 못나오시더니 때맞춰 병문안을 가자는 약속을 하고 수술회복 여건을 살피는 사이에 11일 새벽에 별세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모두 깜짝 놀랐다. 82세의 연세에도 누구보다 의욕적이고 밝게 살아오시면서 가족건강을 항상 걱정하시던 분이 오히려 가족보다 먼저 떠나신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가게되는 똑같은 길이지만 남의 일같이 생각하며 사는게 우리들인데 갈수록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자주 일어나고 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다. 지난달에는 중학동기가, 어제는 초등동기가 한명 떠났다.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게 과제이지만 가장 쉽지 않은게 또 그 일이다. 生死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마음공부가 되지 않은 일반인들로서는 늘 걱정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게 잘 안되는 일이다.

나 자신이 세상과 분리되어 있다는 二分法 안목에서 세상을 물질적으로 보고 살면 언제나 남과 비교하고 조금더 많이 기지려고 하는 貪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물질적인 요소는 심지어 내몸조차도 늙어가고 어떤 영웅호걸도 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意識'을 나로 삼아 살게 되면 그 여러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조롱박이 냇물에 떠내려 가듯 '임운등등[任運騰騰] 등등임운[騰騰任運]'의 모습이 자유롭고 편안한 삶이 될 터이다. 거기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영원한 현재(長今이)'밖에 없으니 이미 지난 일에 대한 생각이나 관념속에만 있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겠는가?

왼쪽에서 3번째 분이시다

왼쪽에서 3번째 젊어보이시는 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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