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휴전회담이 열렸던 한반도 분단의 상징,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매년 16만명의 국내외 방문객이 찾는 명소(?)이다.

세계에서 분단상태가 해결되지 않은 유일한 곳으로 바로 눈앞에서 우리와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100여m 건너편에서 쌍안경으로 이쪽 방문객을 계속 감시하고 있는 저쪽 군인들은 사람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런 대명천지에 아직도 저런 세상이 있다니 예전 현역시절에는 적개심으로 보아왔는데 이제는 측은한 마음이 일어난다. 어쩌다 소련쪽으로 줄을서게 되어 60년이 지나도록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는지 그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 같은 민족으로서 눈물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종전도 평화도 아닌 휴전상태로 휴전협정의 제규정이 적용되고 있는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상태가 그리 실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JSA지역을 담당하는 부대는 한미군 대대가 함께 근무하고 있고 영내에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곳에 작년 3월에 기공식을 한 고려시대 맞배지붕 사찰양식의 25평 무량수전이 1년만인 3.31 오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모시고 낙성식을 가졌다.

고려시대 건축양식인 맞배지붕 사찰은 수덕사나 부석사의 법당모습으로 측면의 구조와 무늬가 무척 아름답다

6.25를 상징하는 625관의 '평화의 종'을 설치하고 6.25 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장병과 UN참전 16개국 전사자 위패를 봉안하여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키다 전사한 영가를 천도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종교시설이 갖추어져야 종교의식이나 신행활동을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각 종교단체들마다 경쟁적으로 외형적 시설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몸에 이미 절대자인 'God'이 깃들어 있어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하는 어느것 하나도 내몸의 주인이 하지 않는 바가 없지만 내몸뚱이를 나로 삼아 동일시하는 착각으로 인해 내몸 아닌 것과의 관계에서 부닥침과 불편함을 느끼며 만물을 있는 그대로의 실상으로 보지 못하고 좋은 놈, 싫은 놈, 그저그런 무관심한 놈으로 나누어 받아들이게 된다. 습관적으로 그리 살고 있다. 좋은 것은 가지려는 욕심이 일어나 못가지면 고통이 일어나고 싫은 것은 피하고 싶은데 피할 수 없어 괴로움이 일어난다. 사랑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두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실상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인데 우리의 살아온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익은 것을 설게 하고 선 것을 익게 하는 것이 수행이라 했다. 세상의 일어나는 상황에 끌려 다니지 않고 그 본질을 보는 안목을 가진다면 이야말로 자유로운 삶이 되고 완전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불과 한시간 정도면 도달하는 여기 남북분단의 현장에 올때마다 가슴이 아린다. 의지와 의지의 대결, 이념과 이념의 부닥침, 무장된 군사력이 매순간 긴장상태로 적대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지 않을 국내의 종북좌파 세력은 여전히 북쪽의 편에 서서 국내의 혼란을 조성하고 있으니 이념의 힘이 얼마나 끈질긴지 모르겠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인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개인적 능력을 발현할 자유민주 체제가 머지않아 북녘에도 자리잡게 되는 날이 오늘의 무량수전 낙성의 인연으로 조금 가까워지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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