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수) 10시, 화랑연병장

'자랑스러운 陸士人'

박정희, 한 신, 채명신, 박태준, 정래혁, 강재구, 김종필, 오 명, 강창희...
국내 뿐만 아니라 범세계적 인물들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자랑스러운 육사인'으로 이런 분들이 선정되었다. 우리 동기생의 차례가 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육사총동창회 회장, 참모진들이 점차 젊어지면서 이제는 자랑스런육사인의 표상도 시대적 추세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분위기로 변화되었다. 명성위주보다는 육사인으로서의 명예심을 견지하여 이를 실천하면서 도덕성이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였다.

이 즈음에 우리 동기생 故 정경화동기가 대열회장단과 몇몇 동기들의 수년간에 걸친 정성으로 두번의 재수끝에 드디어 '자랑스러운육사인'으로 선정되었다. 동기회의 자부심이요 육사의 자랑이라 아니할 수 없다.

후배생도들에게 귀감이 되고 생도교육에 여러 방안으로 반영되게 하며 '육사인'의 표상으로 선양하는 노력은 또 이제부터 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故 정경화동기가 중대장시절의 중대원들로 구성된 백암패밀리 정문식회장을 비롯한 중대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자기 중대장의 사망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받게하는 출발이 되었다. 그 부하들의 적극적 노력으로 하마터면 사소한 안전사고로 묻힐뻔한 중대장을 새롭게 부활시킨 셈이다. 이후에 박정학동기와 해당지역에서 근무하면서 그 의미를 살려준 여러 동기들, 보훈처의 적극적 후원을 제공해준 박승춘동기, 그리고 최종적 선정에 정성을 쏟아 결실을 이룬 김규동기회장을 비롯한 역대회장단에 감사드린다.

화랑연병장의 화랑대 행사장

대통령의 축전

자랑스러운육사인 17기 최창근선배: 육사 토목공학 교수와 KAIST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학술지에 최고등급논문 83편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국내외 학술활동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자랑스러운육사인 19기 이 준선배: 군사령관과 전역후 국가적 관심사였던 한국통신(KT) 노사분규를 사장으로 취임하여 원만하게 해결하여 국가기간망 관리체계를 갖추었고 국방부장관으로 국방에 기여

자랑스러운육사인 故 정경화동기
수녀인 둘째누님이 수상했다.

수상자가 사열차에 타고 열병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동기생들 34명이 참석하여 축하

19기 이준선배님 가족과 동기생

17기 최창근선배 동기생

후배 지휘생도와

생도회관에서 축하연 및 점심식사

[故 정경화동기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 추천 배]

故 정경화 소령(1992년 추서 진급)은 순직 당시 중대원이었던 20대 부하들이 41년이 지나 60대 후반의 노년층이 되었지만 한 결 같이 옛 상관의 진정 어린 부하 사랑과 애국 충정의 숭고한 뜻을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행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순직 당시의 현장인 백암산 이름을 따서 ‘백암산페미리’를 조직하여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basfamily.co.kr/)를 개설하고, 1987년에는 ⌜그날 그곳 그 자리에⌟라는 추모집도 발간하였으며 1988년 7사단 장병 위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부대를 위문하면서 안보 교육 및 애국충정 선양 차원에서 추모집을 기증해왔습니다. 1988년에는 순직 현장 인근에 동상을 건립하고 이곳을 ‘경화공원’으로 조성하여 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안보 현장 교육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한 군인의 부하 사랑 정신과 애국충정을 선양하기 위한 순수 민간인 활동은 그 전례를 찾기가 힘듭니다. 국방부는 뒤늦게 나마 이러한 활동을 인지하고 ‘배달의 기수’로 선정하여 영상으로 특집을  편성 방영하였고, 상기 추모집을 ‘진중문고’로 선정하여 장병 안보교육에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공영방송인 EBS도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하였고, 정 소령의 출신 고교인 강릉고는 교정에 동상을 건립하여 자랑스러운 동문 의인으로 기리고 있으며, 강릉 지역 유지들은 강릉의 자랑스러운 강릉시 의인으로 추대하여 추모행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추모행사도 2011년부터 육군 행사로 격상하여 보병제7사단 주관으로 거행하고 있으며 관할 행정 자치구인 화천군도 적극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추모일이 다가오면 중앙 일간지와 TV 등 언론 매체가 매년 특집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빛을 더하게 된 것은 부하들이 정경화 대위의 순직보고서가 상부 지시 없이 임의로 작업하다 발생한 ‘안전사고’로 잘못 처리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순직으로 바로 잡은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중대장의 진정어린 부하 사랑이 원동력이 된 것으로 모든 중대원들이 이것은 아니다 면서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당시 재직했던 한 분대장의 일지가 발견 되면서 사고사가 아닌 순직으로 처리하게 된 것입니다. 즉 그 일지에서 작전명령 번호를 확인함으로써 상부 작전명령에 따라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발생한 사건임이 확인된 것입니다. 순직 16년 만에 명예를 되찾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992년 9월 5일부로 국방부장관의 진급 특명(국방부 특명 294호)을 받아 소령으로 추서진급을 결정하였고 당시의 부하들과 그 가족들, 육사동기생 등이 동상 앞에 모여 추서 진급식을 개최한바 있습니다.
 
고 정경화 소령이 호국 간성으로서 이러한 훌륭한 사생관과 지휘관으로서 품성과 리더십을 함양토록 산파 역할을 한 곳이 육군사관학교입니다. 따라서 육사가 솔선하여 고인의 숭고한 군인 정신을 대내외에 선양해야 함이 마땅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육사와 육사총동창회가 함께 가장 무관심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에 27기 동기회에서는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 '자랑스러운 육사인상' 선정 대상으로 고 정경화 소령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짧지만 그의 훌륭한 군인으로서 삶을 약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 정경화 소령은 1차 중대장을 성공적으로 역임하고 2차 중대장으로 7사단 5연대 3중대장으로 보직되자 자원하여 GOP를 담당하였습니다.고인이 2차 중대장 임무를 수행 중이던 1977년6월 중순, 제7보병사단장은 영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중대 GP 2초소 앞 계곡 쪽에 땅굴징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군 정보장교 모 소령과 함께 현지를 방문하였습니다. 지형을 분석한 사단장은 DMZ 군사분계선 500m까지 폭 20m로 불모지 작업을 하라는 명령을 하달하였고, 이에 의거하여 해당 지역 중대장이었던 정경화 소령은 동년 6월 21일 중대원 22명과 함께 2일차 지뢰제거작전에 돌입하였습니다. 
이때 선두에서 작전 중이던 한 병사가 지뢰(6.25전쟁 때 매설 된 것으로 추정)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하였고, 정 소령은 부하들의 위험을 고려하여 탐지조는 즉각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확인조를 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직접 안전 조치를 하기 위해 쪼그려 자세로 확인조에 접근하였습니다. 이 때 확인조원 한 명이 지뢰의 안전핀을 잡고 중대장에게 넘기려는 순간 부식된 안전핀이 부러지면서 지뢰가 경사면에 떨어져 굴러 내렸습니다. 순간 위험을 감지한 정경화 소령은 벌떡 일어나 두팔을 벌리면서 ‘모두 피하라’고 외치고 자신의 몸으로 지뢰 위를 덥쳤습니다. 그 순간 지뢰가 폭발하여 수많은 파편이 정경화 소령의 머리 부분과 발목부분 등 전신에 박혔고 그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병사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눈을 뜨고,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일어서면서 “놔라. 나는 걸을 수 있다! 나는 아직 정정하다. 나는 군인이다!”며 비틀거리면서 두어 발짝을 걷고는 부하들의 안전을 확인하다가 또 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는 이러한 부하 사랑, 부하 안전을 챙긴 것을 마지막으로 긴급후송 도중 사망하였습니다.

이후 당시 중대원 이었던 정문식 상병이 중심이 되어 현장에 있었던 중대원들의 생생한 증언을 후세에 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중대원들은 ‘중대장이 평소에 훈련장에서는 호랑이로, 내무반에서는 맏형으로 중대를 이끌었다’ 면서 그의 숭고한 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1979년에 맹호회(정경화 대위가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소속되었던 생도대 중대가 맹호 중대였다는 것에 착안함)를 결성하고, 고인의 누나 2명 등 유가족과 함께 매년 현충일에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사망일(6.21)에는 현장에서 추모비 참배를 비롯 간단한 추모행사를 거행하여 왔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먼 옛 기억으로 잊혀질 뻔 하였던 아름다운 육사혼이 부하들의 노력으로 현창되어 육군 차원의 추모행사로 격상 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8년 12월 1일
육사27기 동기회장 김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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